역사 이전에 현자의 시대가 있었다.
약 1200년 전, 비마법사들이 마법사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새 시대를 인간의 시대로 명명한 이래 마법은 빠르게 시들었다. 이전의 역사는 불태워졌으며 옛 지식을 담고 있는 책 중 일부만이 살아남았다. 마법의 지위가 격추되고 복권 운동을 ‘저지른’ 자들이 처형당하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는 인과를 말했다. 주술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것이 아니라고. 삿된 능력을 가진 자들이 명망과 권력을 노렸으니 추락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칠백여 년에 걸쳐 마법사 사냥이 벌어졌다. 764년, 각국의 마법사 사냥이 법적으로 금지된 뒤에도 마법사들의 지위는 바닥에 머물렀다. 소수인 그들은 배척당했고 낙인찍혔으며 개중에 어리고 약한 이들이 가끔 사인 모를 죽음을 맞기도 했다. 비마법사들은 자신들의 일상을 파괴할 수도 있는 강한 힘을 두려워했다. 기본적으로 역사에 기록된 마법사들이란 대개 악인이었다. 대부분이 차별을 피해 숨어 살았고 선인으로 이름을 남길 만큼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했다. 따라서 다수의 사람들에게 이 불안정하고 폭력적인 능력을 사전에 억눌러 죽이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행위였다.
마침내 오르게에서 어린 마법사가 폭주한 사건의 여파로 예레누르 왕립 나티에르 마법 선도 학교가 설립된다. 학교의 기본 설립 취지는 어린 마법사들의 통제와 수용. 비마법사들이 손을 대기에는 위험한 일이라는 이유로 교수직은 마법사들이 맡았다. 최초의 마법선도학교가 설립된 해의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고 한다. 남부의 사람들은 저주받은 신이 잠든 땅에 저주받은 사람들을 모아 둔 탓이라고 수군거렸다. 그러나 그 이상의 징후는 발생하지 않았다. 여름마다 학생들이 입학했고 졸업했다.
그리고 다시 여름의 끝,
예레누르 왕립 나티에르 마법 선도 학교에 신입생들이 입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