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디바이더.png

​눈서리와 푸른 불씨

" 이봐, 한 눈 팔지 말지 그래? "

디바이더.png

.

비타 에테르나.png

비타 에테르나

VITA ETERNA

Age 10  ·  Height 136cm  ·  Weight 30kg
시스젠더 여성  ·  예레누르 출신
디바이더.png

NONA

ATK 5 · DEF 20 · HP 60 · MP 60
​비노의 가호

Appearance

외관

   눈에 띄게 모난 것도, 특별히 아름다운 것도 없는 앳된 얼굴에서는 금빛 눈이 유난히 선명했다. 등불 빛을 한껏 머금은 한밤 눈서리처럼 빛나는 눈동자는 아직 앳되어 미성숙한 색을 띠었으나, 시선은 단단하게 흔들리지 않았다. 날카로운 눈매 아래로는 별자리 같은 점이 몇 개 흩뿌려져 있었고, 시리게 타오르는 청색 머리 사이 한 줌씩 섞인 눈서리 색 머리칼들은 제멋대로 나부끼는 결마다 얼음 조각처럼 빛났다. 팔다리는 또래보다 성장이 조금 더뎠으나, 달이 지날 때마다 예레누르의 눈바람을 맞고 자란 아이답게 단단하게 여물며 살집이 붙어가는 중이었다. 여린 살 차오른 손바닥엔 자리를 잡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굳은살들이 드문드문 박여 있었다. 얼핏 닿은 살결은 건조하고 조금은 거칠었지만 유난히도 따뜻했다.

 

   그렇게 녀석과 눈을 맞추고 나면, 비타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이따금 답하는 것이 전부였으면서도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걸었다. 걸음 소리는 일정했고 행동거지 역시 단정했다. 바짓단 한 번 줄이지 않고 발끝까지 흐트러짐 없는 옷차림과 은색 줄이 걸린 동그란 안경도 그 아이다웠다. 손에는 두꺼운 책이나, 실습 재료들, 혹은 수업 내용을 잔뜩 메모한 필기들이 잔뜩 들려 있곤 했는데, 이따금 땅거미가 지고 나면 푸른 빛이 흘러나오는 등불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도 했다. 한참 앉아있던 자리에는 어김없이 나무껍질 향이 흐리게 남았다.

디바이더.png

Personality

​성격

 무뚝뚝한 | 메마른 

 

   "비타는 대하기 조금 어려워. 그래도…,"

   나쁜 아이는 아니야. 그를 수식하는 말들 뒤엔 항상 같은 문장이 붙었다. 다른 성질의 문장을 하나씩 뜯어보면 뜻은 대개 이러했다. 비타 에테르나, 날카로운 눈매에 굳게 다물린 입. 이따금 말이라도 붙였다 싶으면 퉁명스럽게 답하는 목소리. 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싶으면 척척 다가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늘어놓는 잔소리와, 한 치 흐트러짐 없는 옷차림에 농땡이 한 번 피우지 않는 고지식한 성정까지! 그 또래의 평범한 아이들이라면 비타를 대하기 어려울 법했다. 후자의 문장에 대해서는 이러했다. 그래도 그러한 행동에 악의가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다. 대답이 퉁명스럽더라도 누군가 걸어오는 말은 항상 끝까지 귀 기울여 들었다. 잔소리를 늘어놓을 때에는 항상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해 주고는 했다. 융통성이 없는 대신 자신이 할 일에는 끝까지 책임을 지고 마무리했다. 비타 또한 알았다. 나쁜 면보다 좋은 면을 찾아 주려는 것은 자신에 대한 호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는 표현이 서툴었고, 자신에게 호의를 표해 주는 이에게 이따금 어색한 칭찬을 건네는 것으로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그리고 정확히 그 말대로였다. 비타는 대하기 조금 어려운 아이지만, 나쁜 아이는 아니었다. 악의는 없었으나 호의 또한 드물었다. 누군가를 위해 해 주었던 것들은 대개 자신을 위한 것들이었다. 제 눈에 거슬려서, 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또한 그저 사람 간의 예의이거나 그저 제가 할 일이며 제가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일이라서. 소중한 것을 아낄 줄은 알았으나 손 정도 잡아줄 줄은 알아도 애정 어린 포옹을 건넬 줄은 몰랐다. 무엇이든 끈질기게 달라붙어 해내는 그였으나 낯선 세상과 낯선 이들에게 정을 붙이는 것은 유독 어려웠다. 기쁨도 슬픔도 그 안에 있었으나 감정의 깊이는 분명히 남들과 달랐다. 그는 걸음마를 떼고 난 후로부터는 엉엉 소리내 울어본 적조차 없었다. 누군가가 사랑과 인정에 목을 매듯 그 역시 배움과 성취에 매달렸다. 하루하루 더 바쁜 일상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게 다가왔다. 사소한 일에 울고 웃고 질질 짜고 전전긍긍하고 별 거 아닌 것에도 바보같이 행복해 하다가, 별 거 아닌 것에 상처받고 못내는 자신보다 그들을 더 소중히 하는 것이 책을 읽고 무두질을 배우는 것보다 보람찬가? 열 살을 겨우 넘긴 지금, 그의 대답은 '아니'다.

 

 고집쟁이 | 이따금 모진 

 

   그 메마른 성정 외에도 또 하나 유별난 것이 있었다. 고집쟁이! 감히 단언컨대 그보다 비타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없었다. 그의 고집을 꺾는 것보단 한겨울 단단히 얼은 예레누르 멧돼지 가죽을 맨손으로 무두질하는 것이 쉬우리라. 타협을 모르니 비타가 첫만남을 가진 인간관계에서 유난히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이와 같았다. 관심 없는 사소한 것들은 어찌 되든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나, 자신이 생각을 굳힌 분야에 한정해서는 절대 의견을 굽히려 하는 법이 없었다. 그 이유는 그의 지난 짧은 생에 타인과의 교류가 극히 적었던 탓이었다. 나티에르에 입학하고 며칠 지나 그가 말하기를, 단 두 명과의 가족과만 평생을 살았고 가족 외의 다른 사람을 만났던 것은 몇 달에 한 번 자급자족할 수 없는 생필품을 충당할 때나, 사냥하러 왔다가 길을 잃은 외지인들을 마주칠 때뿐이었다고 했다. 두 명의 사람과 몇 권의 책, 짐승 발자국만 드문드문 남은 그림자 숲만이 그에게 당연한 세상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 사실이 그의 못된 습관의 핑계가 되진 못하리라. 그에게 반드시 고쳐야 할 것 하나가 있다면, 바로 그놈의 말씨였다. 다양한 사람을 대해보지 못한 탓이기도 했고, 눈치 한 번 보지 않고 자란 아이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타고난 감성이 워낙 예민하지를 못해 남의 말에 기분이 나빴던 경험을 거의 겪어보지 못했던 이유도 한몫했다. 자신에겐 기분 나쁘지 않은 말이니,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이 모진 말이 되어 비수를 꽂았다. 말하지 않아도 제 마음을 척척 이해해주는 가족은 나티에르에 없으므로, 새롭게 말하는 법을 익혀야 할 테다.

 

 모범생? | 폭주하는 성실가 

 

   끊임없는 잔소리와 고지식함, 이따금의 모진 말, 그것들엔 그의 삶의 방식이 근반했다. 그는 뛰어나게 월등한 머리를 가진 학생은 아니었다. 그러나 평범한 머리와 평범한 몸으로도 단순간도 쉬는 법이 없었으므로 언제나 한 발짝쯤 앞서갔다.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것이라면 닥치는 대로 손에 잡고는 했다. 비타는 비교적 추위가 덜해 안온해지는 매 해 여름이면, 새로운 목표 내지 할 일을 만드는 습관이 있었다. 아홉 살엔 주문을 배우는 것이었고, 여덟 살엔 발자국 모양을 보고 동물의 종류를 추측하는 것, 일곱 살엔 덫에 놓을 토끼용 먹이를 만드는 것…. 그리고 한 번 목적을 설정하고 나면 밤낮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그것에 몰두했다. 활동과 성취에 대한 열정은 다소 광적이기까지 했다.

 

   그래서 누군가는 비타를 그렇게 불렀다. 모범생! 좋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실은, 아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타는 '모범생'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앞서 얘기했던 비타의 삶에 대해 떠올려보자. 비타는 지금껏 대인관계의 폭이 지극히 좁았다. 그리고 한 번도 남의 눈치를 본 적이 없었다. 두 가지 경험을 종합하여, 비타에게는 폭주하는 기관차 같은 면이 있었다. 눈치를 보지 않는 대상에 아무도 예외가 없다는 뜻이었다. 입학식 직후의 나티에르에는 당돌한 신입생이 교수와의 면담에서 두 시간 내리 혼자 떠들었다는 얘기가 드문드문 뜬소문으로 맴돈다. 파란색 머리랬나? 키가 작았댔는데? 안경 썼댔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랐으나 아무튼 그러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옴 점수를 매기자면 '우수' 항목에 속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점들은 때때로 비타를 돕거나 발을 잡기도 할 테지만, 그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이다. 비타는 어리고, 함께할 친구들과 좋은 어른들을 만날 것이며, 아직 자라날 시간 또한 많으니까.

디바이더.png

Other

​기타사항

 Vita Eterna 

   생일은 제대로 알지 못하나, 12월 31일은 그가 발견되었던 날. 예레누르에서 자라왔다.

 기억하는 자들의 딸 

   예레누르의 자작나무 숲으로부터 이틀을 내리 걸어야 되는 북서쪽, 사람이 얼마 살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도 더 깊은 곳에 홀로 떨어진 침엽수 그림자가 우거진 숲 골짜기 사이에는, 추위 몰아치는 날에도 따뜻한 기운 감도는 작은 집이 있다. 그 안에는 사람 무리에서 도망쳐나와 어느덧 지긋한 나이를 먹은 평민 마법사 둘이 살았다. 메리엘과 발렌시아, 오래도록 두 사람뿐이었던 숲 골짜기에 세 명이 살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10년 전이다.

 

   눈보라가 온 땅을 집어삼킬 것처럼 강렬한 날이었어요. 밤새 어디선가 아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자는 아내를 깨워 바깥으로 나갔죠. 깊은 숲 속으로 멀리 보이는 불빛을 따라가니 위태롭게 빛나는 등불 옆에 그 아이가 있었어요. 하루 내도록 눈바람을 이겨내고요….

 

   그래서 아이는 생명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두 마법사에게 발견되었던 것은 비타가 만으로 한 살을 겨우 먹었을 무렵으로,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에게서 버려졌는지도 모르는 아이는 그대로 그들의 가족이 되었다. 폭설의 밤, 저주받은 땅에 포대기 한 장 바람으로 아이를 내버린 악의가 무색하게도 비타는 두 어머니 사이에서 (다소 무뚝뚝하고 메말랐을지라도) 단단하고 건강하게 자라났다.

 

   아홉 살이 되도록 마법적 재능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메리엘과 발렌시아는 오래도록 계승-비타가 마법사가 되는 일-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럴 법하기도 하다. 아이가 버려지는 그 깊고 어둡고 추운 숲 골짜기에, 배척과 갈등에 지쳐 도망치듯 숨어버린 이들이었다. 그러나 마법은 어느 날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듯이, 응당 그래야했다는 듯이 비타에게 계승되었다. 발렌시아는 아흔이 넘어가는 나이였고, 늙었고, 오랜 겨울 병을 가지고 있었다. 비타는 발렌시아의 발치에 고개를 묻고 오래도록 일어서지 못했다. 유난히도 온 집안의 천장과 바닥에 서늘한 기운이 가득 감돌던 날이었다. 그것이 나티에르로 오기 일 년 전의 이야기다.

 마법 

   그날 이후로 메리엘에게 몇 가지 간단한 마법을 배워왔기에 아주 일상적인 정도의 주문을 서투르게나마 사용할 수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곁에서 경험해 왔으며, 지난 해 비타의 그 광적인 성실성이 발휘된 덕이기도 했다. 물 마법에 능통한 메리엘에게 지도받아 현재는 물 마법에 조금 더 익숙하지만, 번번이 물벼락을 맞는 것이 영 소질에 맞아 보이지는 않는 듯하다.

 푸른 불씨의 등불 

   발렌시아가 오래전 비타가 밤길에 넘어지지 않도록 만들어 주었던 마법 등불. 사람에겐 손을 대어도 따뜻한 정도의 온도로 느껴지며 등불 내에 저장된 에너지가 모두 사용될 때까지 그 빛을 발할 수 있다. 메리엘이 손을 봐 주었으나 이전처럼 아주 오래도록 타오를 순 없을 것으로 보낸다.

 망각한 자들에 대해서 

    본인 또한 비마법사였다가 우연에 의해 마법을 계승받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비마법사에 대해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이 역시 비타의 '고집들' 중 하나로, 평소에는 크게 불만을 드러내진 않으나 누군가 자신의 앞에서 비마법사에 대해 강하게 옹호하거나 자신을 설득하게 하려 할 시 마찰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익숙하게 여기는 것 

 

   - 이름을 불러주는 것. 치즈를 뿌린 단호박 스프. 김이 솟아오르는 따뜻한 우유와 감자를 잘게 잘라 넣고 구운 빵.

 

   - 서리 서린 창문에 벽난로 온기로 데워진 뺨을 대고 있는 순간. 자신이 온 숲의 모든 것.

 

   - 새롭게 무언가를 배우는 것.

 아직 낯선 것들 

   - 가족 외의 타인. 특히, 자신 외의 '아이'. '친구'. 그들을 대하는 법.

   - 그가 알던 몇 개의 것을 제외한 모든 것.

 취미 

   - 잘하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으로의 취미는 아직 없으나, 다만 눈사람 만들기 하나에는 신통방통하다.

 

   - 그 외 몸으로 하는 것도 대개 다 잘하는 편.

메인메뉴.p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