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의 등불
" 자, 이제 너희의 길을 찾아 나아가거라. "
@Kkimission 커미션
나일 페냐르쉬카
Nile Penyarshka
Age 95 · Height 172cm · Weight 마름
시스젠더 여성 · 라르시크 출신
NONA
ATK 65 · DEF 135 · HP 220 · MP 280
비나의 깃발 | 굳건한 방패 | 대지신의 포용
Appearance
외관
제 가슴께에도 채 닿지 못하던 어린 아이들이 자라 시선을 나란히 하고, 또 자라 몇몇을 올려다보아야 할 지경이 되었을 때 늙은 마법사는 어느덧 백 세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어떠한 큰 변화를 맞이하기에는 이제 너무나도 늦은 시기라, 단단하게 몸을 이루고 있던 근육이 조금 더 빠지고 키가 살짝 작아진 것을 제외하고는 언제까지고 영원할 것처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피부는 여전히 예레누르의 나무껍질처럼 건조하고 창백했고 가시나무처럼 마르기는 여전했으나 그는 이제 어떤 견고한 성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아무리 눈보라가 몰아치고 눈사태가 일어난다 한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돌로 만들어진 튼튼하고 단단한 성. 더욱 많아지고 깊어진 주름은 기나긴 눈보라와 온갖 외세를 버텨내고 그 벽에 새겨진 상흔이었으며 흔들림 없이 벼려진 날카로운 눈매는 성 안의 것들을 지켜낸 방패와도 같았고 그 안에 담긴 표정과 눈빛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따뜻했다.
그는 이제 생의 황혼을 넘어 밤을 향해 걷고 있었다. 곧 찾아올 여명과 새 아침을 맞이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단단했고, 건강했으며 누가 봐도 정정했다. 더 말라진 탓에 이전보다 골격이 더 도드라져보이는 면은 있었으나 조금 줄어들었다 할지언정 오랜 세월 꾸준히 쌓아온 것들은 그를 배반하지 않는지라. 허리는 노년의 것 답지 않게 곧고, 동작 하나 하나에서 속이 꽉 찬 힘이 느껴진다. 누군가는 이전보다 그가 약해졌다고 할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나일 페냐르쉬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Personality
성격
:: 변함 없는 강인함 | 존중과 믿음 ::
그 모든 일들에도 그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여전히 온화하고, 변함 없이 강인했으며 단단한 사람이다. 그를 둘러싼 변화들이 결코 익숙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이제 와서 꺾여나가고 흔들리기에 나일 페냐르쉬카는 이미 너무 많은 선택과 흔들림을 겪었고 꽝꽝 언 땅에 깊이 뿌리내려 굳건하게 버티고 선 나무는 아무리 거센 눈보라가 몰아쳐도 뽑히지 않는 법이라. 달라진 점이라고는 학생들이 졸업 학년이 된 이후로 이제껏 그러했던 것과는 달리 학생들을 마냥 아이처럼 대하는 것을 그만두었다는 점 정도였다. 그마저도 비단 지금 담당하고 있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매번 그랬으므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어린 아이들에게 베풀던 무조건적인 너그러움과 인자함은 그에 따라 자연스레 사그라들었다. 물론 제 학생들을 바라보는 눈빛에 떠오른 감정들을 보자면 여전히 나일의 눈에는 갓 입학한 신입생들처럼 보이는 듯 했지만.
그리고 이 폭풍전야와도 같은 상황 속에서, 그는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변화에 따라 자라나는 아이들과 결을 함께 하기보다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지켜보기를 택했다. 그 행동에는, 기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그의 방관에 가까운 지도 방식의 기저에는 믿음이 존재했다. 그는 사람을 믿는다. 세상에 선의가 존재함을 믿는다. 인간의 노력과 다정과 분노와 그 무엇도 아닌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믿고 제 학생들을 믿었다. 현실을 알고 직접 몇십 년 동안 겪어보았으면서도 그랬다. 몇 년동안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변화들이 어떠한 큰 결과를 이끌어내기까지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그것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제 몫이 아님을 알았다. 하여 그는 이상을 꿈꾸는 동시에 시간에 순응했다.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모두의 앞에 서는 대신 모두의 뒤에 자리해 최선을 다해 받쳐주고, 각자 택한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작은 등불을 비춰주기로.
Other
기타사항
:: 나일 페냐르쉬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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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시크 출신. 정확히는 라르시크 서남부 끝자락의 무역항구도시 출신의 평민이었다. 부모는 모두 비마법사였고, 밑으로 동생이 하나 있었으나 마지막으로 그들을 마주했던 것도 벌써 팔십 여 년이 훌쩍 지난 세월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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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이 되던 해의 어느 날 갑자기 마법적 능력이 생겼다. 그 때는 흰비둘기가 찾아오고 나서야 제가 다룰 수 있게 된 것이 마법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나, 성인이 된 이후로는 제가 어떤 마법사의 사망으로 마법을 갑작스레 계승하게 된 것이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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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사회에서 꽤 이름이 알려져 있다. 실력보다는 특유의 서글서글한 성격과 인성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쌓아온 인맥을 쌓아온 덕에 인망도 좋고 이미지도 좋다. 여러모로 ‘마법사 나일 페냐르쉬카' 로서는 알려진 것이 많으면서도 그 개인적인 사생활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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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범재. 타고난 마법적 재능이 탁월하지는 않았으나 순수한 노력만으로 현재의 수준에까지 이르렀고, 지금까지도 개인 수련을 멈추지 않고 있다. 속성을 딱히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다루는 편이지만, 제일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불 속성의 마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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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티에르의 온실은 나일의 관리 하에 있다. 종종 약초를 가꾸거나 마법약 수업을 위한 재료를 점검하곤 하므로 수업을 할 때가 아니면 십중팔구 제 교무실에 있거나 온실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찾아오는 학생들이 아니면 조용하기만 했던 온실은 몇 년 전부터 마법 식물들을 기르기 시작해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가 잔잔히 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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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흰 털을 갖고 있는 가운데 엉덩이 부분에만 회색 점이 콕콕 박혀있는 암말을 한 마리 소유하고 있다. 성격이 매우 유순하고 온화하여 낯선 학생들에게도 선뜻 등을 빌려주지만 이제 나이가 제법 들어 승마를 하기 보다는 목축지에서 조용히 풀을 뜯고 놀기를 선호한다. 나일이 몇십년 전 나티에르에 왔을 때 타고 온 말의 후손이며, 이름은 라노테라 4세.
:: 나티에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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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티에르에서 가장 오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마법사 중 하나. 당연하게도 나티에르를 졸업했고, 입학했을 때에는 성적이 별로 뛰어나지 않았으나 학년을 올라갈수록 성적이 발전했고, 고학년 즈음부터는 내내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당시 마법의 역사를 담당하던 교수의 조교직에까지 있었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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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학교에 남아 더 연구할 것을 제안받았지만 세상을 더 알고 싶다는 이유로 졸업 이후 몇 년간은 온 세상을 누비며 돌아다녔다. 그 때까지만 해도 교수가 될 생각은 없었으나 나티에르를 벗어나 세계 각지에서 살아가는 다른 마법사들과 연을 쌓는 과정에서 교수가 되기로 마음먹고 나티에르로 돌아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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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적은 연구자보다는 교육자에 가까웠으며, 이유는 나티에르의 진실된 목적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아이들이 마법사 사회에서도, 비마법사 사회에서도 불편함을 최대한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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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학년이 졸업하고 나면 1년 정도 개인적으로 안식년을 가진다. 10년에 1년 정도 갖는 꼴이다. 그 기간동안은 나티에르와 예레누르를 나가 세상 각지를 돌아다니며 여행한다고 한다. 현재 담당 학년이 졸업 학년에 이른 만큼, 곧 안식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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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인지 교수직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냐, 혹은 나르메르의 펜으로 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등 앞으로 나일이 계속 교수로 재직할 지에 대해 적지 않은 소문이 돌았으나 그에 대한 반응은 한결같았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큰 일이 없는 한 나티에르에 교수로서 있을 것이라는 답이었다.
:: 기타 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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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황폐화나 마법사 차별 및 박해의 심화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일은 없다. 항상 그랬듯. 학생들이 그에 관해 물어보거나 의견을 구하면 답변해주기는 하지만… 마법사가 차별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 특히 아이가 피해를 입은 이야기에 대해 듣거나 말할 때면 조금 슬픈 기색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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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로네의 검에 대한 주제 역시 먼저 입에 올리지는 않는다. 몇 번 다른 이들이 팔레로네의 검에 관한 의견을 물었을 때에는 ‘그 자들이 선택한 길을 존중하지만 슬프다'는 답을 일관적으로 내주었으며, 더해 재학생들이 비마법사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과격한 감정을 드러낼 때마다 눈에 띄게 눈빛이 가라앉는 것을 보아서는 적어도 팔레로네의 검과 생각의 궤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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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 모든 변화들에도 나일 페냐르쉬카는 그저 변함없이, 묵묵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하는 데에 집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