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의 벽난로
" 준비되지 않았어도 괜찮아. 너무 무서워 말아라. "
나일 페냐르쉬카
Nile Penyarshka
Age 87 · Height 176cm · Weight 60kg
시스젠더 여성 · 라르시크 출신
NONA
ATK 65 · DEF 135 · HP 220 · MP 280
비나의 깃발 | 굳건한 방패 | 대지신의 포용
Appearance
외관
큰 키와 겨울의 나무껍질처럼 건조하고 창백한 피부, 가시나무처럼 마른 몸은 예레누르의 자작나무 숲을 연상시켰다. 길쭉한 체형과는 대조적으로 짧은 머리칼은 둥글게 곱슬져 귀 밑과 어깨 사이에서 흔들거린다. 수업을 할 때는 꽁지로 묶는 탓에 짧은 오른쪽 옆머리만이 부드럽게 얼굴을 가린다. 오래 벼려진 칼날을 닮은 얼굴의 모든 주름은 기나긴 예레누르의 겨울을 버텨낸 산 증거와도 같다. 눈썹은 부드럽게 산을 그리고, 눈가의 피부가 얇아 아이홀이 도드라졌다. 날카로운 눈매 안에 담긴 보랏빛 눈동자에는 총기가 돌았고, 머뭇거리며 교정을 들어서는 어린 아이들을 향할 때면 이지를 담고 다정하고 온화하게 빛났다.
마법사인 덕에 나이에 비해 비교적 젊은 외관을 유지하고 있으나, 주름과 탄력을 잃은 피부는 분명 생의 황혼을 걷고 있는 자의 것이다. 다만 곧은 허리와 절도 있는 동작들은 그가 아직 건강하며 정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말랐을지언정 타고난 골격 탓에 가녀리지는 않았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피부 아래로 소싯적 근육질이었던 흔적이 남았다. 복장은 화려하지 않고, 대체로 비슷한 것을 반복해 입는다. 아침이면 깔끔했던 블라우스가 오후 무렵 마법약의 재료에 물들어 얼룩지면 그는 로드를 흔들어 깔끔하게 돌려 놓곤 했다. 어깨에는 양털로 짠 두툼하고 긴 가디건이나 망토 자락이 긴 케이프를 걸쳤고, 식물이 무성한 온실을 누비기 위해 치마보다는 흙이 묻어도 티나지 않는 어두운 바지를 주로 입었으며 굽이 낮은 구두를 신었다.
Personality
성격
:: 인자한 | 여유로운 | 인내심 | 온화한 | 강단 있는 ::
나일 페냐르쉬카는 손짓 한 번, 동작 하나에서 그 살아온 세월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당황하지 않았으며, 문제가 생겨도 침착함을 넘어 껄껄 웃으며 이런 것 쯤은 별일 아니라는 양 능숙하게 대처했다. 아이들이 마법약을 만들다가 태워 냄비에서 불이 솟아올라도, 역사 시험을 말아먹어도, 혹은 온실의 나무를 뿌리 채 뽑아버려도 그 모든 일을 언젠가 한 번씩은 꼭 겪어봤다는 양 여유롭고 느긋하게 처리하곤 했다. 그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교수들이며 마법사들에게서 나일이 왕년에는 불같은 성질을 갖고 있었다는 말이 알음알음 들려왔지만, 그런 것 치고는 아이들이 사춘기가 와 반항하거나 버릇없게 굴어도 결코 화를 내는 일이 없었으니 유독 아이들에게만은 너그럽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가 다소 과격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늙은 사자도 사자는 사자다. 그 당당한 태도와 힘있는 언행에서 묻어나는 카리스마는 타고난 것에 더해 몇십여 년 간 차곡차곡 쌓고 오랫동안 벼려낸 것이다. 자칫하면 위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노릇이었으나, 그것을 둥글게 포장해 사람들이 자연스레 따르게끔 변모시킨 것은 타고나길 온화한 나일의 성정이었다. 허나 아무리 모난 돌도 물과 바람을 맞으며 둥글어지는 법이고, 모든 것을 태워버릴 것처럼 타오르는 불은 잿더미 위에서 사그라드는 법이었으므로, 그는 여전히 강단 있는 사람이었으나 속절없이 흘러가는 제 시간에 순응하며 한 발 물러섰다. 으레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이 그러곤 하는 것처럼 나이를 많다고 해서 상대를 무시하는 언행은 하지 않았으며, 다른 이에게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는 한편 저 또한 그들을 믿고 존중할 줄 알았다.
그러니 나일 페냐르쉬카는 굳이 따지자면 앞으로 나서 행동하는 사람보다는 방관자에 가깝다. 한창 풀무질하는 화로처럼 타오르지는 못할 지언정 여전히 따뜻함이 남아있는 불씨 같았고, 상류를 거칠게 굽이치며 내려왔으나 끝내 파동조차 별로 일지 않는 잔잔한 수면과 비슷한 이였다. 그는 언제나 몇 발짝 뒤에서 물러서서 어린 마법사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았으며, 떠내보냈다. 아이들이 바른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해주고 조언을 청하는 상대에게는 진심을 담아 제 생각을 나누었으나 그가 발음하는 것들에 설교와 강요는 한 치도 섞여있지 않았다.
Other
기타사항
:: 나일 페냐르쉬카 ::
- 라르시크 출신. 정확히는 라르시크 서남부 끝자락의 무역항구도시 출신의 평민이었다. 부모는 모두 비마법사였고, 밑으로 동생이 하나 있었으나 마지막으로 그들을 마주했던 것도 벌써 칠십 여 년이 훌쩍 지난 세월의 이야기다.
- 나티에르의 온실은 나일의 관리 하에 있다. 종종 약초를 가꾸거나 마법약 수업을 위한 재료를 점검하곤 하므로 수업을 할 때가 아니면 십중팔구 제 교무실에 있거나 온실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마법사 사회에서 꽤 이름이 알려져 있다. 실력보다는 특유의 서글서글한 성격과 인성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쌓아온 인맥을 쌓아온 덕에 인망도 좋고 이미지도 좋다.
- 여러모로 ‘마법사 나일 페냐르쉬카' 로서는 알려진 것이 많으면서도 그 개인적인 사생활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 인물.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가 과거 연인이었던 사람이 준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진실은 나일만이 알고 있을 일이다.
- 손에 유독 잔흉이 많다. 수업을 할 때는 종종 장갑을 착용하는데도 그런 것을 보면 마법약의 재료를 채취하고 손질하지 않는 날이 없기 때문일까?
- 오랜 기간 교수 생활을 한 만큼 그를 거쳐간 제자도 많은데, 그리 어엿한 성인 마법사가 된 제자들이 온 세상에 퍼져있는 탓에 나일의 교무실에는 항상 각종 우편물과 소포가 즐비하다. 내용물은 새로 발견한 약초부터 티푸드, 이런 저런 장신구까지 다양하다.
- 그의 하루는 대체로 수업과 학생들과의 상담으로 꽉 차 있는 편이다. 그리 대하기 어려운 편이 아니기도 하고, 나일을 찾아가면 꼭 향긋한 차와 함께 옛 제자들이 보내줬다는 각종 티푸드가 나오기 때문에 부러 그것을 목적으로 교무실을 찾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고.
- 식물은 물론이고, 동물도 잘 다루는 편이다. 잘 다루는 것에 모자라 마구간이나 목장에 가면 동물들이 알아서 그를 따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물론 개인 말도 있다. 전체적으로 흰 털을 갖고 있는 가운데 엉덩이 부분에만 회색 점이 콕콕 박혀있는 암말로, 성격이 매우 유순하고 온화하여 낯선 학생들에게도 선뜻 등을 빌려준다. 나일이 몇십년 전 나티에르에 왔을 때 타고 온 말의 후손이며, 이름은 라노테라 4세.
:: 마법 ::
- 열 살이 되던 해의 어느 날 갑자기 마법적 능력이 생겼다. 그 때는 흰비둘기가 찾아오고 나서야 제가 다룰 수 있게 된 것이 마법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나, 성인이 된 이후로는 제가 어떤 마법사의 사망으로 마법을 갑작스레 계승하게 된 것이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 지팡이는 바톤이며, 제일 잘 다루는 속성은 불이니 왕년에는 그 성정과 꼭 닮았다는 말이 오가곤 했다.
- 노력하는 범재. 계승받은 마력의 양이 많지 않은 편이었으나 끈질긴 노력 끝에 현재 수준의 성취에 이르렀다. 학창 시절 제일 재능을 보였으며 현재 수업을 맡고 있는 과목인 ‘마법약'이나 ‘마법의 역사'도 기실 마법적 능력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과목이다.
- 지금도 자기수련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아무래도 성장에는 한계가 있어 천재로 타고난 마법사들보다는 뛰어나지 못하다. 한편 그에 관한 열등감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보기 힘들다.
:: 나티에르 ::
- 나티에르에서 제일 오랫동안 교수직을 맡고 있는 마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시간을 나티에르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 몇십 년 전 나티에르를 졸업한 이후로 몇 년간은 온 세상을 누비며 돌아다녔다. 그 때까지만 해도 교수가 될 생각은 없었으나 나티에르를 벗어나 세계 각지에서 살아가는 다른 마법사들과 연을 쌓는 과정에서 교수가 되기로 마음먹고 나티에르로 돌아왔다고 한다.
- 그 이유는 나티에르의 진실된 목적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아이들이 마법사 사회에서도, 비마법사 사회에서도 불편함을 최대한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
- 10년에 한 번씩 1년 정도 개인적으로 안식년을 가진다. 그 기간동안은 나티에르와 예레누르를 나가 세상 각지를 돌아다니며 여행한다고 한다. 최근 막 이 안식년을 끝내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