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설산의 작은 묘지기
" 그래도… 저를 봐 주실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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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뷸라 카노푸스
Nebula Canopus
Age 14 · Height 146cm · Weight 35kg
여성 · 예레누르 출신
MORTA
ATK 60 · DEF 5 · HP 60 · MP 100
근원의 기도 | 생명의 연회
Appearance
외관
눈발과 함께 흩어지는 잿가루 같다. 아이의 어수선하게 흩어지는 머릿결을 본 이들이 그리 말했다. 연한 잿빛의 머리카락이 햇빛 속에서 산란하는 먼지처럼 얇게 흩날렸다. 얇은 모발은 손으로 아무렇게나 빗어내려도 엉키지 않고 그 끝에서 기분 좋게 흘러내렸다. 아이를 사랑하는 조부는 그를 보고 은하수 별을 모아 만든 은발이라고 해주었고, 마을 사람들은 불씨 다 태우고 남은 잿빛과 같다고도, 서재 나무 바닥에 굴러다니는 먼지 뭉치 같다고도 했다.
동그란 이마를 푹 덮은 가닥들이 흰 뺨을 간질이며 흔들렸다. 그 사이로 보이는 눈, 풍성한 속눈썹 아래로 고요한 보랏빛을 띠고서 당신을 바라보았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자색 홍채에 밝은 노란 빛이 밤별처럼 콕콕 박혀 있다.
여전히 작고 왜소한 체구와 손발. 작은 손을 만져보면 아이치고는 조금 거슬한 감촉이 느껴졌다. 마디마다 붉은 빛이 도는 희고 투명한 피부. 바깥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여전해서 마른 체격도 그대로다.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아 부드러운 볼이 뺨의 곡선을 만들었다. 단정한 크라바트에 교복 브로치를 달아 정리해두었다. 어릴 때에 비하면 확연히 정돈된 매무새였다. 짧았던 머리카락은 자르지 않고 길러서, 이사벨이 선물해 주었던 보랏빛의 벨벳 리본으로 묶어두었다. 머리카락을 묶는 리본은 손재주가 없어 예쁘게 묶이지 않는다는 핑계로 아직도 친구들에게 종종 가서 묶어달라고 하기도 한다.
오른뺨 아래 점이 하나, 왼쪽 귓바퀴와 오른쪽 귓등에 점이 하나씩, 목덜미며 작달막한 손가락 마디나 손등에도 연한 갈색 점들이 그려져 있다. 제 손이니 오래 봐왔으면서도 이따금 손등에 뭔가 묻은 줄 알고서 문질거리기도 한다.
Personality
성격
소심한 | 고요한 | 다정한 | 집요한 | 감정적인
대담하질 못하고 조심스러운 성정은 여전한 걸 보면 천성인 듯 했다. 여전히 사람 없는 곳이나 구석진 장소를 좋아하고, 이목이 집중되기라도 하면 토마토처럼 빨갛게 익어서 도망쳐버리기 일쑤다. 처음으로 자신을 꺼리지 않는 아이들 속에서 지내면서 음침한 구석이 조금 줄었다. 푹 가리고 있던 앞머리도 넘기고, 남 앞에서 웃는 일이 좀처럼 없던 낯에 종종 풀어진 미소가 떠오르기도 했다. 의식하고 억지로 웃으려고 하면 공포 책자의 등장인물처럼 어설픈 미소를 짓는 건 여전하지만.
이성보단 감정에 치우치는 성향이고, 감수성이 깊다. 그만큼 주변의 상황에 따라 흔들리기도 한다. 좋게 보자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알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성정이란 뜻이니 그의 언행에서는 다정함이 묻어난다.
집중력이 뛰어나며, 한 번 관심을 가진 것은 집요하게 파고든다. 아이의 조부는 이를 보고 커서 연구자가 되겠노라며 기특해했다고. 뒤집어보자면 한 가지에 몰두하면 주변을 못 보는 단점이 되겠다. 놀라거나 당황하면 말이 많아지는데, 새가슴이라 잘 놀란다. 예전에는 장난을 치거나 놀래키면 그냥 잘 놀라는 제 성정 탓을 했는데, 이제는 제법 남 탓도 할줄 안다. 가끔 토라진 모습도 보이는 걸 보면 조금쯤은 솔직해진 모양이다.
Other
기타사항
▷ 푸테나의 묘지기, 카노푸스 Canopus
카노푸스 가문은 예레누르 북동쪽, ‘ 푸테나 Futena ’ 라고 불리는 산맥의 일부 지대를 소유하고 있다. 푸테나는 아름다운 별 무리와 극광을 볼 수 있는 산으로, 별빛 설산이라는 별칭도 있다. 지대가 제법 높아서 눈이 쌓여있는 기간이 길다. 카노푸스는 그곳에서 소소한 장례업을 겸하며 커다란 묘지를 대대로 지키는 마법사 집안이다. 이 묘지에 묻히는 이들은 대개 마법사들이다.
누명을 쓰고 죽은 마법사의 묘비까지도 대가 없이 세워주고 보살피는 곳으로 수백여년 전부터 마법 사회에서는 제법 소문이 나 있다. 카노푸스와 연을 쌓은 마법사들이나 가난하고 연고 없는 자들도 그들을 찾아간다면 장례를 치러주며 무덤을 지켜준다. 그들이 쌓아온 인망으로 몇몇 이들에게 후원을 받기도 한다.
그들에 대한 평판은 극명하게 갈린다. 저주받은 땅에서 저주받은 이들을 기리는 음침한 묘지기 마법사. 혹은 외로운 이들 죽음의 길까지 보살펴주는 이들이라고. 전자는 주로 망각한 자들로부터, 후자는 기억하는 자들로부터 듣는 평이다. 카노푸스의 마법사와 생을 약속하면 일찍 죽는다는 낭설이나, 오래전 카노푸스의 일원이 금지된 마법을 사용하려 했기에 마법 사회로 깊이 섞이지 않고 산속에서 조용히 지낸다는 소문도 있으나 진위는 모른다. 과거의 일이나 소문이란 것이 그렇듯 쉬이 잊히거나 왜곡되지 않던가.
▷ 가족 관계 및 생활
현재 묘지 근처의 자작나무들 사이에 세워진 5층짜리 첨탑형의 석조 건물에서 살고 있다. 조부와 손녀, 개 하나가 지내는 집치고는 상당히 크고 높은 편인데, 집의 3층부터는 대부분이 장서로 메워져 있다고 한다.
묘지에서 십여분 정도 내려가면 다른 산간분지가 나오는데, 이 곳은 둘러싼 산의 이름을 따서 푸켄 Fuken 마을이라 불린다. 마을에는 주로 사냥과 목축업을 일삼는 비마법사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은 마을 북쪽산 위에 마법사가 사는 묘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그 방향의 산으로 가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카노푸스는 생필품과 식료품 따위를 이 마을에서 주로 얻어 생활하고 있다.
네뷸라는 마을로 내려가는 것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내켜 하질 않는다. 여전히. 어쩌면 전보다 더.
▷ 그 외
- 네뷸라 카노푸스. 부모가 불러주던 애칭은 ‘네브’, 할아버지는 ‘노바’ 라고 불러주었다.
- 12월 31일생. 한 해가 끝나는 날, 별이 쏟아지는 맑은 밤에 태어났다.
- 좋아하는 건 할아버지, 책, 따뜻한 것, 비프 스튜, 크림치즈를 바른 빵과 우유.
싫어하는 건 사람들이 많은 곳, 브로콜리.
- 체온은 낮은 편이라, 손을 만져보면 차갑다. 가까이 다가가면 차가운 겨울밤 공기의 내음과 마른 장작 냄새가 나는 것도 같다.
- 높은 설산 출신이니만큼 추위는 많이 타지 않으나, 산을 오르내리는 외출을 많이 하지 않아 그 지대 사람치고는 체력이 부족한 편이다. 아주 어릴 적엔 잔병치레가 많았으나 할아버지가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키워서 지금은 비교적 건강해졌다.
- 취미는 독서뿐이라고 할 만큼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데, 주로 역사와 독특한 설화집에 관심이 많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한 시간 쯤은 그 내용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느라 멍하니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아끼는 물건은 입학 전 할아버지랑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있는 로켓. 망가트리거나 잃어버릴까봐 무섭다며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 4년 간 학교 생활, 소문
1. 전형적인 조용한 모범생. 하는게 암기랑 반복학습 뿐이라 못해도 평균 이상은 성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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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뛰어난 분야는 주문, 마법약. 별개로 관심이 많은 분야는 마법의 역사와 소환술이다. 소환술에 가장 관심을 많이 보이는데 그 노력에 비해 지지부진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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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성적이 안 나오는 과목은 점술과 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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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트: 레인 교수님이 추천해 주었던 플루트를 연습해서 제법 잘 다룰 줄 알게 되었다. 문제는 직접 부르는 노래인데, 음정의 변화가 적고 고요한 노래만 부를 줄 안다. 음정이 아주 높아지거나 오락가락하면 삑사리가 잘 난다고 한다. 목소리를 크게 내지도 못하고, 자신감이 없는게 제일 문제인 듯. 아무튼 노래를 아주 잘 하진 않지만, 리체의 도움을 받고 있어서 좀 괜찮아졌다나 … .
2. 출몰 구역 : 도서관, 호수, 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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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뷸라를 찾고 싶다면 도서관으로 향하면 된다. 80%는 마주칠 수 있다. 식사 후나 가벼운 산책 정도로 호수를 자주 들르는데, 어린 까마귀 한마리랑 친해진 듯 하다. 종종 커다란 까마귀에게 조그만 먹이를 주는 것이나 같이 앉아있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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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은 마법약 공부에 흥미를 가진 뒤로 자주 찾아가는 중. 따뜻해서 좋아하는 것도 맞다.
3. 대인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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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들 한정으로 풀어진 태도를 보인다. 선후배 관계는 아직도 어색한듯. 어떤 선후배들 사이에서는 마법약 실습실에서 눈 마주쳤는데 엄청 무섭게 웃었다고 … (네뷸라 딴에는 좋은 인상을 위해 웃어준거지만, 의식하고 웃는 바람에 지옥의 미소를 지었다.) 약간 음침하고 의미심장한 이미지인 모양이다. 카노푸스에 대한 소문-그들이랑 깊게 연루되면 일찍 죽는다는 낭설-이나, 묘지에서 살다 왔다는 소문이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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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로 다가오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몇몇 선후배들에게 해달라는대로 다 도움을 주기도 했으니 어떤 사람들에게는 만만하다는 인상도 심어진 듯… 가끔 보면 남의 일을 떠맡아 하고 있다.
4. 집안의 상황 , 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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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때부터 어머니와 연락이 끊겼다. 꾸준히 편지를 써보내고 있지만 대부분 반송되어 돌아오거나, 답신은 오지 않는다. 방학 때 집에 돌아가 있는 동안에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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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인 제이든 카노푸스에게도 편지를 보내는 일이 잦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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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방학이 끝나고 돌아와서는 한참을 멍하니 넋을 놓고 지냈다. 우울해 보이기도 하고, 걱정이 많아 초조해보이기도 했다. 몇주 지나서는 평소처럼 지내고 있지만… 집안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산골짜기에 박혀 살고 있으니, 그에 관심을 갖는 이도, 언론에 날 일도 없어 알 방도는 없는 듯 하다.
최근 묘지에 방문한 마법사 집안의 사람에게 물어봐도, 카노푸스 집은 워낙 조용한 곳에 있으니 별일 없이 지내고 있더라는 말을 들었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