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 確信
" 마지막 걸음을 맺는 신념을. "
율리어스 라우로
Julius Lauro
Age 70 · Height 186cm · Weight 많이 마름
시스젠더 남성 · 예레누르 출신
MORTA
ATK 150 · DEF 95 · HP 60 · MP 350
근원의 기도 | 잠언 | 라르사의 숨결
Appearance
외관
아무리 기억하는 자들의 시간이 느리게 간다 하더라도 9년의 세월이라면 변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반묶음으로 늘어뜨린 긴 머리카락은 본래 짙은 검은색이었으나 지금에서는 언뜻 희끗희끗한 빛을 띄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였고, 눈가나 미간, 입가 주름 따위가 전보다 깊어진 것이 그 다음으로 눈에 띄었다. 시야가 흐려지는 일이 잦아져 안경을 벗은 채 눈을 쉬게 하는 습관이 생겼고, 주의가 깊은 이라면 그렇잖아도 마른 체형을 가졌던 그가 최근들어 부쩍 야위고 수척해졌으며 이를 겹겹의 옷으로 가리고 있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자주 기침을 하거나 앓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핏기가 가신 피부, 움푹 꺼진 뺨, 피로가 짙은 눈가 따위가 몸이 약해졌음을 반증한다. 허나 깊은 눈두덩이 아래에서 형형히 빛나는 창백한 푸른 눈빛만은 바래지 않았다. 그것이 율리어스를 이루고 있는 본질과 같았으므로.
Personality
성격
:: 염세 · 우울 · 그럼에도 불구하고… ::
본래에도 딱히 활동적이거나 부지런한 이가 아니었으나, 최근 들어 대놓고 무기력하거나 상념에 깊이 빠지는 모습을 보인다. 급격히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최근으로부터 약 5개월 전으로 신문에 실린 어떤 기사를 본 시점부터였다. 그때부터 부지런하게 내어 놓던 연구 성과도 줄어들었으며, 행정업무 처리도 미루는 것이 일상인데다 학교 외부에서 타인들의 의견을 들으러 다니는 것도 그만두었다. 수업 이외의 많은 시간을 자신의 연구실에 혼자 처박혀서 보낸다. 이전처럼 감정을 노련하게 갈무리하지 못한다. 소리치거나, 격분하거나, 주저없이 예민을 드러내는 일들이 늘었다. 꾹꾹 눌러두었던 것들이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듯 드러난 이런 행동들의 기저에는 좌절을 수백번도 더 겪어온 이만이 지녀 본 깊은 염세가 있었다. 희망을 입에 담으면서도 골수까지 각인된 두려움은 그를 주춤하게 만든다. 억압에 지쳤으면서도 이를 향해 당당히 분노하지 못한다. 자신이 돌본 학생들이 울분을 속에 품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음에 무력과 죄책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그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어떠한 확신確信 을 본다. 자신을 저무는 이로 칭하며 책임을 분노라는 포장지에 싸서 학생들에게 떠넘기면서도, 그들이 기꺼이 분노하고 분노에서 용기를 피워내며 용기에서 희망을 자아내는 모습을 본다. 율리어스는 제 손을 거친 이들이 있음에 염치없이 기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였다. 그는 여름이 오면 설원이 녹아 사라질 것을 걱정하기보단 결국 찰나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였으므로.
Other
기타사항
:: Julius Laur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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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누르의 최북단, 바닷가와 인접한 지역에 터를 잡은 라우로 가문은 예레누르의 마법사 사회에서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 온 유서깊은 마법사 집안이기에 예전부터 기억하는 자들의 사회에 적을 두었던 사람이라면 그 명성을 어렵지 않게 들어 보았을 것이다. 율리어스 본인 역시도 태생이 마법사였기에 마법사 사회를 망각한 자들의 사회보다 편하게 여긴다. 정해진 수순을 밟듯 자연스럽게 열살에 나티에르에 입학, 열여덟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이후에는 흰비둘기로서의 활동과 개인 연구를 병행하다 30대 중반 무렵에 나티에르의 교수가 되었다. 잘 해오던 흰비둘기의 직무를 왜 갑자기 내려놓고 교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한다. 이것은 그의 역린이자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부채負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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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지금까지 이어 오는 주된 연구 분야는 소환술이며 마법사들 사이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뛰어난 소환사이다. 그 외에도 주문 마법의 대가라 불릴 정도로 주문에 대한 재능이 출중하기에 교내에서는 이 두 과목에 대한 강의를 주로 진행한다. 다른 속성들보다 물 속성의 마법을 특히 잘 다루며, 손상을 수복하고 상대의 기력을 돋게 하는 마법에 능해서 학생들이 갖가지 사고로 다쳐 오면 응급처치를 진행하는 보건의 역할도 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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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메르를 포함한 열 신에 대해 깊은 신앙심을 보인다. 기억하는 자들의 영혼에서 열 신에 대한 신앙은 떼어놓을 수 없는 팔다리와 같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오랜 연구로 인해 나르메르의 신학 쪽으로도 조예가 깊다. 나티에르의 교수진들 중에서도 예배를 집전할 수 있는 일부 교수들 중 하나이다.
:: Eesha Emanate ::
이샤 에머네이트. 율리어스 라우로가 처음 교직에 서게 된 계기이자, 그의 죄책감의 근원.
나티에르 졸업 이후 '팔레로네의 검'에 소속되어 주요 인물로 활동했다. 팔레로네의 검이 활동을 그만둔 뒤로 각지를 전전하며 도피 생활을 하다가 약 5개월 전 은거지가 발각되어 참수되었다.
처형은 베르호얀의 대광장에서 수많은 인파 속에 이루어졌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처형이었음에도 베르호얀에는 한동안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 Et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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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건 스태프를 소지하고 다닌다. 제 키만한 스태프가 거추장스러울 수 있으니 마법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허리께까지 올 정도의 길이로 짧고 간략하게 변형시켜 패용한다. 스태프에서 마력석을 분리하여 가만히 들여다 보는 일이 잦아졌다. 스태프 끝에 자리한 황금색의 마력석은 한때의 연인이자 친구이며 영혼을 나눈 이라 여겼던 나단 아나카리오에게서 받은 것이다. 상기 이유로 스태프의 마력을 함부로 소모하는 것에 조심스럽기에 마법의 남용을 지양하며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마법을 행하는 것을 절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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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개월 전의 외출을 마지막으로 학교 밖으로 전혀 나가지 않는다. 지인들을 만나며 마법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도 그만두었다. 당연히 망각한 자들을 만나지 않으며, 감찰관들이 오는 날에는 연구실에 틀어박힌다. 수업과 꼭 필요한 업무 외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였다. 학생들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통제를 하려 하는 빈도가 늘었으며, 학생들의 극단적인 사상이나 신념에 예민하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사상 자체에 촛점을 맞추기보다는, 발언이나 행동으로 따라올 결과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것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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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9학년에 접어든 뒤로부터 교수들에게 하듯 학생들에게도 존댓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한명의 어엿한 마법사에게 바치는 존중의 의미이지만... 말투만 정중해졌을 뿐 말의 퉁명스러운 내용이 딱히 바뀐 것은 아니다. 보통 이름이나 학생, 당신 따위의 호칭으로 부르며, 요청하면 반말로 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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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자수와 바느질이고 작은 인형 따위를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나눠주거나 한다. 가끔 학생들에게 바느질을 가르쳐 주었다가 답례로 받은 작품들은 전부 가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만들어 둔 인형들의 도안을 보관하고 있다. 수업 외의 모든 활동을 중단한 현재에도 학생들이 인형 제작을 요청하면 기꺼이 바늘을 손에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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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자주 아프다. 지병인 위장병과 폐병이 악화되어 자주 기침을 하고 앓아 눕는다. 악몽을 빈번히 꾸며 기존의 것과는 종류가 다른 피로가 그를 유령처럼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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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량이 늘었으나 원체 주량이 큰 편이었기에 티가 나지 않는다. 이전에는 겉치레로라도 담배냄새를 지웠다면, 지금은 그마저도 귀찮다는 양 다가가면 짙은 연초 향이 난다. 주로 자신의 연구실에서만 피우고는 했으나 이제는 학교 곳곳에서 종종 긴 시가렛 홀더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성년 학생들이 다가가면 황급히 불을 끄고 감추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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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앞다리 끝이 흰 것을 제외하면 전신이 시커멓고 커다란 말을 소유하고 있다. 수컷이며 이름은 아나카리오이다. 오랜 기간동안 자신을 거쳐간 말들에게 같은 이름을 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