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所信
" 두 번째 걸음을 잇는 신의를. "
율리어스 라우로
Julius Lauro
Age 66 · Height 188cm · Weight 마름
시스젠더 남성 · 예레누르 출신
MORTA
ATK 150 · DEF 95 · HP 60 · MP 350
근원의 기도 | 잠언 | 라르사의 숨결
Appearance
외관
백 오십년을 거뜬히 사는 마법사들에게 4년이라는 시간동안 생기는 변화는 다른 이들에 비해 미미하다. 이전과 다름 없이 무기력하고 음울해 보이는 걸음걸이와 축 처진 어깨, 앉을 때마다 구부정하게 내려오는 등허리, 푹 파인 검은 눈두덩이 안에서 상대를 응시하는 푸른 눈동자는 변한 것이 없다. 코 끝에 걸친 커다란 안경과 안경줄, 기다란 손가락과 양 손의 중지에 한 짝씩 끼고 다니는 반지도, 광채가 선명한 긴 지팡이도 여전하다. 미미한 변화라면 안그래도 말랐었지만 전보다 더 살이 내린 것이 눈에 띄고, 머리카락을 성기게 땋아 한 쪽으로 늘어뜨리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정도일까. 아무튼, 그는 언제나 변함 없는 모습으로 당신의 옆에 자리할 것이다.
Personality
성격
:: 안하무인 · 무신경 ·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는 모질지 않으나 까다로우며, 합리적이면서도 독선적이다. 태도나 성향을 종잡을 수 없는 동시에 예민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데, 이런 모습들이 합쳐져 타인의 눈에는 제멋대로라고 비춰질 수도 있겠다. 불퉁한 표정과 미간에 고집스럽게 맺힌 주름에서 알 수 있듯 율리어스 라우로는 결코 사근사근하거나 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며, 그 성질머리에 오랜 기간 동안 시달려온 학생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안좋은 수식어들을 전부 갖다붙여 그를 부른다. 신경질적이고 고지식하고 깐깐하고… 원망을 실은 그 단어들이 그를 설명하기에 부적합하느냐면 그건 그것대로 아니라서 매우 유감이지만.
한 학년의 담당을 맡은 교수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게으르다. 상습적으로 잡무 처리를 미루다가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을 때에나 급하게 마감을 해치우는 모습들이나, 담당 제자들에 대한 태도 역시 '큰 일 나지 않는 선에서라면 뭘 어떻게 하건 상관 없지 않나' 라며 학생들의 자유를 핑계로 방임을 일삼는 모습 따위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책임하다는 인상을 드리운다. 그럼에도 어찌저찌 해야할 일은 다 해내긴 하는데다 습관적으로 일을 미루는 것 치곤 결과가 좋은 걸 보면 아주 대놓고 배를 째라 할 정도로 간덩이가 부은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는 노련하게 속내를 갈무리할 수 있으나,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에 비해 그 내면의 감정이 소용돌이치듯 격변할 때가 종종 있다. 의욕이 없어 보일 때가 대다수인 것 같아 보여도 몰두해야 할 일이 있을 때에는 발군의 집중력을 보여 무섭게 파고들기도 하고, 모든 일이 어떻게 되건 상관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는 것 같아 보이더라도 그가 가진 고유한 신념과 가치관에 반하는 일은 행하지 못한다. 언뜻 쌀쌀맞고 냉담해 보이는 표정의 이면에는 부러 드러내지 않을 뿐 상대에 대한 깊은 애정과 다정함이 자리해 있다. 율리어스 라우로는 이래저래 상반된 모습들을 동시에 보여 주고는 하는데, 신이 모순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하여 한 사람으로 만든다면 바로 이런 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Other
기타사항
:: Julius Lauro ::
- 예레누르의 최북단, 바닷가와 인접한 지역에 터를 잡은 라우로 가문은 예레누르의 마법사 사회에서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 온 유서깊은 마법사 집안이기에 예전부터 기억하는 자들의 사회에 적을 두었던 사람이라면 그 명성을 어렵지 않게 들어 보았을 것이다. 율리어스 본인 역시도 태생이 마법사였기에 마법사 사회를 망각한 자들의 사회보다 편하게 여긴다. 정해진 수순을 밟듯 자연스럽게 열살에 나티에르에 입학, 열여덟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이후에는 흰비둘기로서의 활동과 개인 연구를 병행하다 30대 중반 무렵에 나티에르의 교수가 되었다. 잘 해오던 흰비둘기의 직무를 왜 갑자기 내려놓고 교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지는 불명이고, 본인 역시도 관련한 일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편이다.
- 이전부터 지금까지 이어 오는 주된 연구 분야는 소환술이며 마법사들 사이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뛰어난 소환사이다. 연구를 다방면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나 공신력 있고 심도있는 굵직한 논문을 여러 편 내기도 했다. 그 외에도 주문 마법의 대가라 불릴 정도로 주문에 대한 재능이 출중하기에 교내에서는 이 두 과목에 대한 강의를 주로 진행한다. 다른 속성들보다 물 속성의 마법을 특히 잘 다루며, 손상을 수복하고 상대의 기력을 돋게 하는 마법에 능해서 학생들이 갖가지 사고로 다쳐 오면 응급처치를 진행하는 보건의 역할도 겸한다.
- 어린 시절부터 마법사 사회에 몸담아 왔으니 당연하게도 나르메르를 포함한 열 신에 대해 깊은 신앙심을 보인다. 기억하는 자들의 영혼에서 열 신에 대한 신앙은 떼어놓을 수 없는 팔다리와 같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오랜 연구로 인해 나르메르의 신학 쪽으로도 조예가 깊다. 나티에르의 교수진들 중에서도 예배를 집전할 수 있는 일부 교수들 중 하나이다.
:: Etc. ::
- 어디를 가건 스태프를 소지하고 다닌다. 제 키만한 스태프가 거추장스러울 수 있으니 마법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허리께까지 올 정도의 길이로 짧고 간략하게 변형시켜 패용한다. 스태프 끝에 자리한 황금색의 마력석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것보다 커다랗고 광채가 선명하며 반짝이는 것이, 한 눈에 보기에도 희귀한 상등품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다. 마법의 남용을 지양하며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마법을 행하는 것을 절제한다. 일상적이고 간단한 마법은 쉬이 사용하지만 그 이상의 마력을 소모하는 경우에는 마력의 사용에 조심스러운 편이다.
- 망각한 자들을 마주 대하는 것을 그닥 유쾌해 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과거 나티에르에 학생으로 재학하던 당시에 학교에서 탈출해 다수의 비마법사들과 접촉하여 '망각한 자와 기억하는 자들은 서로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다 집단으로 구타당해 죽을 뻔한 일을 겪고 난 후 줄곧 그랬다. 그와 별개로 여지껏 마법사와 마법사 아닌 자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는 것은 맞지만... 언제나 이상향으로 남을 뿐,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시키기엔 너무 지쳤다. 팔레로네의 검에 대한 사항은 별다른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 않지만,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해당 단체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거나 증오를 표출한다면 제지에 나선다.
- 타고난 게으름과 별개로 최근 굉장히 바쁘게 지낸다. 요즘 들어 '율리어스 교수님 지금 어디 계시냐'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개 세가지인데, 회의중이거나 업무중이거나 외출중이다. 대륙과 마법사들을 둘러싼 정세는 북쪽 변방의 마법학교에도 영향을 미쳤기에 이를 빠르게 파악하고 학생들에게 최대한 영향이 가지 않도록 나르메르의 펜 측 인사 등 외부의 마법사들을 만나며 최대한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들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상급생들 사이에서는 그가 팔레로네의 검 측의 인사를 만나기까지 한다는 소문이 돈다. 와중에 4년간 치료 마법에 대한 논문을 몇편 집필하기도 하였다. 대개 '저 사람이 저렇게 일하는 모습은 삼십년 넘는 기간동안 처음 봤다'는 반응.
- 오른쪽 앞다리 끝이 흰 것을 제외하면 전신이 시커멓고 커다란 말을 소유하고 있다. 수컷이며 이름은 아나카리오이다.
- 취미는 자수와 바느질인데, 덩치 크고 구부정한 성인 남성이 혼자 천조각을 가지고 꼼지락거리고 있으면 어쩐지 깬다는 평이 많다. 주로 작은 인형 따위를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나눠주거나 한다. 가끔 학생들에게 바느질을 가르쳐 주었다가 답례로 받은 작품들은 전부 가지고 있다.
- 창백하고 핏기가 없는 피부 상태나 피곤에 찌든 표정에서 알 수 있듯이 건강상태가 쓰레기 같고 잔병치레가 잦다. 최근 들어 안 그래도 적은 체력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눈에 띄며 자주 잔기침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를 신경조차 쓰지 않고 (학생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 흡연과 음주를 일삼으며 생활습관을 고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