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곧은 동행자
" 너와 함께하는 게 내 기쁨이니까. "
페브냐 팔트랑블레
Febnya Faltrangble
Age 18 · Height 149cm · Weight 마름
여성 · 예레누르 출신
NONA
ATK 15 · DEF 80 · HP 150 · MP 130
대지신의 포용 | 첨예한 용기 | 굳건한 방패
Appearance
외관
허벅지에 닿을 정도로 꽤 긴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하나로 묶었다. 색은 바뀌지 않아 여전히 탁하고 모래알갱이를 연상케했다. 헤이즐색 눈동자는 여전히 크고 순했으나, 눈매 끝이 항상 붉었다. 웃는 날이 많은만큼 우는 날도 많았던 탓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게 바뀌었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날이 많지 않다. 우는 모습마저도, 홀로 삼켜낼 때 있었다. 그나마 보이는 주근깨가 여전히 페브냐임을 증명한다. 어릴 때에 비하면야, 얼굴을 가득 채우고도 남아서 손등에도 번져있긴 하지만.
18살. 손도 발도, 그리고 체구마저도 작다. 또래와 비교하자면 평균이나 겨우 되나 싶다. 꺾이지 않던 고집같은 편식이 빚어낸 결과다. 본인은 작은 키에 별 불만이 없는지, 교복을 또 맞출 필요없겠다며 희미하게 웃었었다. 졸업학년이 되고 나서는 단출한 사복을 챙겨 입는다. 교복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정갈하고, 깔끔한 복장. 언뜻 보기에는 교복보다 조금 더 질이 좋아보이기도 한다. 아주 조금 정도. 때때로 외투 삼아 걸친 로브 때문에 여행객처럼 보이기도 했다. 장신구는 오른쪽 귀에 터키석 귀걸이, 그리고 왼손 검지에 쇠반지 하나가 전부다.
자주 밖으로 돌아다닌 탓일까, 페브냐가 지나간 자리에는 차가운 겨울바람 냄새가 남는다. 꼭, 그 때의 겨울 숲처럼.
Personality
성격
상처투성이?┃다정한 울보┃의외의 강단┃책임감┃이해의 노력
생각보다 당찬 사람이던데?
‘그 바움’출신 마법사잖아. 그럴만하지.
흔들리되 무너지지 않고, 위태롭게 나아가지만 넘어지지 않는, 오십번 울고 나면 오십한번째 걸음을 옮기는 사람. 페브냐는 여전히 상처 주는 것도, 상처 받는 것에도 익숙해지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도망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기에 관계가 틀어지게 된다면 원상복구는 어렵더라도 최대한 수복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열심히 하더라도 항상 결과가 좋게 나오는 건 아니라서, 어떤 결실을 맺더라도 후회와 미련이 많아 자주 뒤를 돌아보았다. 종종 과거를 반추한다. 옛날에 자신이 어땠는지, 지금은 어때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어릴 때에 비하면, 꽤 올곧은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페브냐를 믿어주는 사람이, 혼자 남지 않게 곁에 있어주는 사람, 지지해주는 가족이 있어서다. 그래도 아직은 견딜 수 없는 것들이, 익숙해지지 못한 일들이 있어서 종종 소리없이 울었다. 꼭 지금이 아니면 울지 못할 거라는 듯이, 한참 운 다음에야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렇게 한 차례의 슬픔이 지나가고 나면, 그것에 더는 매몰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연민이 많다고, 동정심이 많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게 작은 마법사가, 페브냐 팔트랑블레가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예전에 비해 확실히 달라진 면 하나. 싫은 건 싫고, 좋은 건 좋다, 하는 식의 호불호를 비롯해 필요할 때면 자기 생각을 말하기도 한다. 다만, 아직까지도 말주변이 좋은 편이 아닌지라, 이야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충동적으로 말을 뱉는 것은 줄었다는 거다. 때문에 자신의 말에, 자신의 행동에,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지 않는다. 어려운 선택을 했고, 힘든 일을 겪는다고 해도 무르려 하지 않고, 자신이 응당 짊어질 것이라 여긴다. 누군가 버겁냐고 묻는다면 그저 웃기만 했다. 삶이 치열해지는 건 아주 순식간의 일이었으니.
세상이 넓다는 걸 매일같이 경험하고 있다.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없다는 것도.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어한다. 비마법사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팔레로네의 검이 존재한다는 것도 외면하지 않고자 한다. 자신은 그들의 삶을 살아본 적 없었으니까. 하지만, 한낱 인간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미약한 추측밖에 하지 못하긴 해도.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했던 모든 일들마저 이해한다는 건 아니다. 더는 돌이킬 수 없는, 깊은 골을 어떻게든 메꾸기 위해서는 상대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작은 마법사가 세상과 마주 선다.
예부터 고르고 고른 말들과 생각들이 작은 마법사의 힘이다.
목소리를 내야 할 순간이다.
Other
기타사항
지난 4년
1254 헤디아 팔트랑블레 나티에르 입학 및 소규모 공동체 바움 붕괴
1255 할아버지 별세
팔트랑블레와 바움
소규모 공동체 바움이 무너졌다. 암암리에 돌던 소문의 진위를 알게 되기도 전에 그들은 습격받았다. 팔레로네의 검이 활동을 멈춘 시기에, 그들의 뜻에 동조한 몇몇 마법사들에 의해서. “팔레로네의 검을 따르지 않는 자, 시대에 굴종하는 자, 이 땅에 묻히는 것이 옳다.” 마법사가 모여산 만큼 사망자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중상자가 많았고, 공기 중의 마력까지 뽑아 쓴 탓에 주변이 황폐화되었다. 공동체가 와해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바움 출신 마법사들은 뿔뿔히 흩어져 대륙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었고 그 중에 팔트랑블레 일가가 있다.
팔트랑블레 일가는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에 거처를 두고, 겨울이 지나면 또 다른 터전 곳으로 옮길 준비를 했다. 다른 마법사들의 눈에도, 비마법사들의 눈에도 띄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페브냐는 겨울이 지난 뒤의 편지에는 답장을 잘 하지 않았다. 답장하더라도 정작 가족들은 읽지 못할 것만 같아서.
페브냐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고향을 잃었지만, 가족이 있다. 누구도 죽지 않았고, 자신 역시 다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다시 만나지 못할 것만 같던 동생과 재회했다. 그렇기에 어떤 재앙과 같은 일이 지나간 길목에서, 작은 빛을 본다. 그것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 딱, 다시 일어날 정도의 크기였다.
비마법사 사회에서 팔트랑블레
1255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당시, “블륀트 모녀”와 재회했다. 타네시아 블륀트는 여전히 다정했다. 페브냐의 걱정과 달리 힐리아 블륀트는 언니를 미워하지 않았다. 마법사를 향한 증오나, 비마법사를 향한 증오는 모녀를 삼키지 않았으니, 다음에도 또 만나자는 약속도 건네 받았다. 페브냐 방으로 오는 편지 중 몇 개는 블륀트 모녀의 것이다. 최근에 온 편지에는, 지금 머무는 마을보다 좀 더 한적한 곳으로 이사가겠다는 말이 적혀있었다.
나티에르의 팔트랑블레
1254년, 10살이 된 헤디아가 입학하면서 팔트랑블레의 어린 마법사는 모두 나티에르에 재학 중이다. 이제 12살이 된 헤디아는 밝은 금발을 가졌고, 이론 공부는 고만고만한데 반해 실전에 강한 모습을 보인다. 페브냐와 달리 공격 마법에 재능을 보이며, 불과 관련된 마법을 가장 잘 사용하나 대지 속성 마법 실력은 형편없다. 팔트랑블레 자매와 관련된 이야기로는, 입학 당시 동생인 헤디아가 페브냐의 뺨을 때렸다는 것(실수였던 건지, 입학식 이후로 만나러 가면 미묘한 기류만 보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는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주로 잔소리하는 건 헤디아이고, 페브냐는 듣기만 한다.
졸업학년이 된 페브냐는 대지 속성 마법에 능통하고, 방어 마법에 특화된 모습을 보인다. 치료 마법도 어느정도 쓸 줄 알지만,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만큼은 “못 해요”라는 단호한 태도를 내세우고 있다. 불 속성 마법을 아예 못 쓰진 않으나 쓰더라도 화력이 강하지 않다.
가장 잘하는 과목은 마법의 역사, 그리고 찬트. 모두 노력의 결과물이다. 노래 실력이 안정적이게 된 이후로는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긴 했는데, 딱 평균 정도 수준이다. 그러니까 못 들어줄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 치는 건 아닌 정도. 소환술은 대지와 바람 엘리멘탈만 겨우 소환할 줄 안다. 점술은 처참해서 잘 시도하지 않는다.
페브냐는 이제 나티에르를 수용소라 여기기도 한다. 마냥 학교라고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도서관에 자주 가지 못하니, 한 번 갈 때면 10권을 꽉 채워 빌려온다. 대부분 점술이나 역사책이며, 때로는 추리 소설을 가져오기도 한다.
주로 휴게실에서 지내고, 기숙사 방에는 잠잘 때 아니면 잘 들어가지 않는다. 바깥을 돌아다니는 건 여전하고, 때때로 겨울 숲에 다녀오기도 한다. 숲에서 돌아올 때면 유독 겨울바람 냄새가 짙었다.
동기들을 제하고는 후배들이나 감찰관들에게 좋은 인상이 아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한 건 아니고, 단순히 “바움 출신” 마법사라는 게 딱지처럼 들러붙은 탓에. 바움과 관련해서 조사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테러 집단 동조 여부에 관한 조사였다), 하루만에 교내로 복귀했다. 관련된 내용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매일같이 돌아다니기도 해서… 그 사실을 아는 동기는 없다. 교수님들이라면 몰라도.
▶ 페브냐에게 마법은 여전히 기적같냐고 묻는다면, 아니라는 답이 돌아온다. 마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다. 마법사는 신이 아니다. 그렇기에 노력해야 한다. 마법으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 이제서야 편식이 고쳐졌다. 뭐든 잘 먹는다. 주로 입에 달고 사는 건 따뜻한 차. 가장 선호하는 건 밀크티. 하지만 신 음식은 여전히 못 먹는다. 스트레스 받으면 단 과자만 엄청 먹는다. 다만, 먹는 만큼 배로 움직이던 탓에 편식이 고쳐졌음에도 불구하고 살이 찌지 않았다. 오히려 빠진 편이다. 그래도 건강한 축에 속하며, 졸업학년이 될 때까지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잘 먹은 덕에 손아귀 힘은 좋아지긴 했는데, 딱 평균을 웃도는 정도다.
▶ 에게다 공방주인이 방문했을 때 새 지팡이를 주문했다. 만들어진 지팡이는 제 키보다 조금 더 긴 지팡이로, 나무처럼 얼기설기 얽힌 모양이 특징적이다. 페브냐의 손바닥보다 큰 초록색 마력석(페브냐가 가져온 거다) 외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다. 1학년 때 맞춘 지팡이는 버리지 않고 잘 챙겨두었다.
▶ 여전히 마법사를 향한 차별적인 대우나 시선이나, 죽음에 적응하지 못한다. 힘든 일이 있으면 그날 하루종일 펑펑 울고, 그 다음날엔 벌건 눈가로 나타나지만 울기 전보다는 상당히 홀가분한 낯이다. 아무래도 우는 것이 페브냐 나름대로의 현재 상황을 지내는 방법인가 싶다. 그나마 동기들의 장난에는 적응했다. 그래도 치밀한 거짓말에는 쉽게 넘어가고 만다.
▶ 혼자 있을 때면 자주 우는데, 누군가에게 들키거나 이유를 물으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신문에서 누군가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해서, 감찰관들의 시선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이 겨울이 너무 추워서……. 대개 그런 이유를 들었다. 어릴 때에 비해서 잘 울게 되었다지만, 적어도 장난 때문에 우는 일은 없었다. 약해진 건지, 단단해진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 [팔레로네의 검] 활동이 멈췄지만 사라졌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언젠가 정말로, 그들이 말하는 ‘어머니’를 부르는 게 아닐까 생각 중이지만 남들에게 딱히 말하진 않는다. 말해봤자 좋은 이야기도 아니고. 마법사나, 마법사가 아닌 사람의 죽음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이 역시 티를 내지 않는다. 설득할 자신이 없고, 말다툼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
▶ 소중한 물건: 새틴이 준 올리브색 목도리(다람쥐 모양 브로치가 함께 있음)와 장갑, 리브웰이 준 목걸이(잃어버리거나 더러워질까봐 모셔만 둠), 가족들의 편지, 엘피스가 그림을 새겨준 옛날 지팡이, 새로 맞춘 지팡이, 어머니 타네시아가 준 귀걸이와 동생 힐리아가 준 반지.
▶ 결혼이나 연애에 관심이 없다. 이제는 이상형마저도 흐지부지한 모양.
▶ 종종 하는 말버릇은 어쩔 수 없어, 다. 그 말을 듣고 비관적이게 된 걸까, 싶을지도 모르지만 이어진 말들을 들으면 마냥 그렇다곤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