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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무덤의 궤

" 안부를 전해 드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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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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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 라쉬드

Farah Rashid

Age 18  ·  Height 160cm  ·  Weight 마름
여성  ·  라르시크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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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TA

ATK 60 · DEF 50 · HP 100 · MP 150
근원의 기도 | 라가시의 불호령 | 라르사의 숨결

Appearance

외관

    열 여덟의 파라 라쉬드는 전에 없이 메말랐고,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생기로 가득하다.

 

   받은 뒤 상자 안에만 머물러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귀걸이를 처음 꺼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선물을 건넨 장본인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을 것이다. 교복 대신 본가에서 받아 온 옷과 함께 어디서 기인했는지 모를 여유를 뒤집어쓴 것도 그 즈음이었다. 늘 일직선으로 곧게 다물려 있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을 걸고, 핏기 없는 입술을 가리기 위해 색을 더해 둔다. 

 

   날로 거뭇해지는 눈가와 창백한 혈색, 푸석해진 머리칼이 주는 인상과는 반대로 평온하고 가벼운 언행을 보인다. 상대를 곧게 응시하던 시선은 이제 자주 흐트러지며, 말의 무게가 줄어든 자리를 채우듯 그 양이 늘었다. 의식적으로 어깨를 펴거나 발걸음 소리를 죽이는 일에 더 이상 신경쓰지 않지만, 반듯한 자세와 몸가짐은 습관에 가까운 범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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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ity

​성격

“걱정 마세요. 방법, 확실히 건네 받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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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

​기타사항

 라쉬드 

 

    여전히 델로의 귀족으로서, 마법사 가문이라는 정체를 감추고 지낸다. 세상이 메마르고 병드는 이들이 느는 와중에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아, 이전보다 더 단단한 입지와 명예를 -그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일인가와는 별개로- 얻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진행해 오던 연구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어 이제 어떤 병들은 더 이상 불치병으로 불리지 않게 되었다.

 

   라쉬드가 여러 방면으로 진행 중인 구호와 자선 활동의 일부를 맡고 있는 건 사실상 후계로 내정된 셀마 라쉬드. 그리고 ‘마법사’ 로서 라쉬드가 쌓아 온 모든 것들의 계승자는, 물론 빈 자리를 꿰차고 앉은 파라 라쉬드다. 뻐꾸기 새끼와 다름 없는 꼴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오랜 세월 닫혀 있던 서고에서 유용한 기록들을 제법 많이 찾아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열 여덟의 어린 마법사가 말린 꽃을 만드는 방법을 구할 곳이 어디 흔하겠는가? 시도할 만큼의 능력과 상황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더라도 방법을 찾은 걸로 됐다. 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게 되었으니까.  

 

   나티에르 졸업 후, 델로로 돌아간 이자크 라쉬드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편지에는 답장이 없고, 저택 안 어디에도 그가 없다. 마치 이 세상에서 사라진 것 마냥 아무도 그를 본 적이 없지만, 사람이 사라지는 일이 드물지 않고 당장의 생존이 급한 시대에 그 사실을 신경쓰는 이는 적을 것이다.

 마법 

 

   노력으로 쌓아 온 실력은 사라지지 않기에 여전히 뛰어난 기량의 치유 마법을 선보이지만, 예전에 비해 열의가 식은 게 눈에 보인다. 완전히 흥미를 잃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와중에 소환술에 재능이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싶다. 뒤늦게 눈을 돌린 만큼 따라잡을 부분이 많아서, 이제 챙길 사람이 없어졌는데도 이전 못지 않게 바쁜 모습을 보인다. 날로 그에 모자람 없는 성취를 거두고 있는 모양.

 

   관심을 갖는 분야는 비마법사들의 의학과, 고대 문자, 소환술과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괴담들. 따로 스승을 구하려고는 했지만 역시 곤란한 일이라, 많은 시간을 제 개인실이나 휴게실의 책상 한 켠에서 보낸다. 도서관은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고, 담당자를 동반해야 하는 등 번거로워 꼭 필요할 때만 방문한다. 누군가가 다가오면 펼쳐 뒀던 종이를 도로 말고 책을 덮는 습관이 들었다. 

 

   흰 몸체에 끝에 푸른 마력석이 박힌, 스태프 형태의 긴 지팡이를 사용한다. 평소에는 작은 크기로 줄여 주머니 어딘가에 대강 쑤셔넣고 다닌다. 소환술로 불러내는 것은 주로 정교한 꽃송이나 식물 모양의 소환수. 본체의 의사는 없이 소환자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거나 흩날린다.

 파라 

   14살, 예의 그 사건 이후로도 방학마다 매번 라르시크로 돌아갔다. 어차피 소식 따위를 전하러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설 금지 마법을 신경쓸 이유가 없었으므로. 17살 여름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졸업생이 된 이자크 라쉬드와 함께 길에 올랐는데 홀로 돌아온 뒤부터 작은 일에도 쉽게 흐트러지고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등, 눈에 띄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7살 늦가을, 학기 중 델로에서 온 편지를 받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 일주일 정도 외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는 그 이전의 불안정한 모습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입가에 미미한 웃음을 걸치고 있었다. 그 기묘한 평온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전에 비해 느슨해졌다는 평을 많이 받곤 한다. 고지식하게 말을 얹는 일도 줄어들어서 남이 학교에 불을 지르겠다고 나서도 “그러세요?” 하고 말 거라는 농담이 제법 그럴듯하게 들린다. ‘도련님’ 에 대한 이야기도 거의 입에 올리지 않고, 그 대신 실없는 소리나 농담 같은 것들을 얹는다.    

 

   따로 가까이 지내는 후배는 없지만, 눈이 마주치면 잘 아는 사이마냥 친절하게 대해 주고 자리를 뜨면 기억에서 지운다. 잊어버리는 것들은 미련 없이 지나친 얼굴 외에도 더 있다. 일상에서 챙겨야 할 사소한 것들을 깜빡 빠뜨리는 일이 잦아졌다. 수업이나 자잘한 과제물도 그렇고, 사람 사이에 오가는 말들도 자주 잊곤 한다.

 

   세상이 저물고 재앙의 그림자가 멀지 않은 미래에 어른거려도 어떤 삶들은 기어이 이어질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고통과 상실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지언정 숨을 쉬는 한 사람은 산다. 살아 있다면 무슨 일이든 시도할 수 있고 어느 미래를 향해서든 기꺼이 손을 뻗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곧 마주할 재앙은 예정된 끝이 아니라 넘어야 할 고비일 뿐이다.

 

    개인실 한켠을 차지한 화분은 더 이상 돌보지 않아 말라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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