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 불청객
" 나랑 가까워져서 좋을 것 없을걸. "
에덴 파라디 샤 바자르간
Eden PARADI Shah Bazargan
Age 14 · Height 175cm · Weight 마름
남성 · 라르시크 출신
MORTA
ATK 75 · DEF 5 · HP 60 · MP 70
근원의 기도 | 생명의 연회
Appearance
외관
꼭 보기 싫게 자국이 패인 한겨울의 자작나무를 닮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쪽 얼굴을 뒤덮은 화상과 상흔. 귀를 갉아먹고 목덜미까지 이어지는 그 흉한 자국을 가리듯 백색의 머리칼을 어깨 언저리까지 길러 묶었고, 안경알 너머의 까만 눈동자는 당신을 또렷하게 쳐다보는 일이 드물다. 웬만한 어른에 뒤지지 않는 멀대같은 키에 살집없는 몸을 하고 있지만, 옷을 넉넉하게 갖춰입어 그리 깡말라 보이진 않는다. 짙게 그늘진 눈가와 왼쪽 눈가의 점 두개가 특징이라면 특징.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던 흉터에 집중해보자. 창백하게 질린 얼굴 위로 드리운 화상은 오른팔을 타고 손등에도 그 자국을 남겨 소년을 한층 꺼림칙한 인상으로 만들었다. 오른쪽 눈과 입가를 가로지르는 상흔은 뒷목까지 길게 남아 그대로 목덜미를 깊게 패었다. 그래서 그는 목도리로 목을 가리고 장갑으로 손을 감쌌으며 머리칼로 눈을 덮었지만, 그다지 완벽한 위장은 아니었다.
누가 이 창백한 얼굴에서 타오르는 사막을 떠올리겠는가? 누가 이 성마른 소년에게서 대부호의 풍요를 짐작하겠는가. 누가 보아도 영락없는 떠돌이 불청객에게서.
Personality
성격
침묵, 순응, 그리고 번민.
“신경쓰지 마, 나는.”
본래도 얌전하고 내성적인 성질이었으나 말수가 특히 줄었다. 성대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그저 머리가 자람에 따라 자연히 과묵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허나 잘 살펴보면 그가 의식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음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그는 모든 것에 침묵한다. 그에게 지울 수 없는 흉을 남긴 마법사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그의 등 뒤를 지키는 가문의 행보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제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도 침묵했다.
“그래. 네 맘대로 해.”
사사건건 날카롭게 날을 세우고 무엇 하나 곱게 넘어가던 법이 없던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무뎌지다 못해 닳아 없어진 경계는 매사에 무던하고 온건한 소년을 만들어냈다. 웬만한 일에도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고, 노골적인 시비에도 표정을 굳히지 않는다. 체념하고 포기한 눈을, 정확히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듯한 낯을 한다. 호불호를 쉬이 드러내지 않으며 자기주관이 없다시피 한 모습을 보였다.
“…….”
허나 그 기저에는 맹렬한 고뇌가 있다. 그는 발작적으로 공허를 소원한다. 정말 텅 빈 인간이었다면 공허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언제나 머릿속을 가득 채운 분노와 죄악감,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에 번민하고 휘둘리며 지독하게 괴로워했다. 쏟아낼 곳 없는 고통은 이따금 목구멍을 타고 올라와 ‘물리적으로’ 표출되었다. 아, 마법이라는 것은 얼마나 편리한가? 아무도 없는 눈밭에서 피에 젖은 절규를 쏟아낸들 누구도 듣지 못했다. 스스로조차도.
조용하고 무심한 동시에 예민하고 폭력적이다. 설원처럼 냉담하다가도 불꽃처럼 스스로를 태웠다. 결국 사냥꾼의 피가 흐르는 마법사. 모순적인 존재였기 때문에.
Other
기타사항
Eden
예레누르, 겨울 태생. 왼손잡이
어머니 메간 파라디아 Megan Paradia
아버지 카딤 세타므 샤 바자르간 Qadim Setam Shah Bazargan
└ 의붓어머니 듀시스 아라베리카 Dusis Arav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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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시크에서 자라 예레누르에 거주 중. 언제부터인가 사막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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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메간 파라디아와 재회했다. 지금까지 틈날 때마다 편지를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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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카딤 샤 바자르간은 3년 전 라르시크의 명망있는 군부가문 ‘아라베리카’의 차녀 듀시스 아라베리카와 재혼, 이듬해 후사를 보았다. 이복동생의 이름은 레온 Leon.
Shah Bazargan
“훌륭한 상인은 위기마저 기회로 삼는 법이다.”
차별로써 부를 쌓고 돈이 흐르는 길목에 자리잡는 족속들, 바자르간. 라르시크의 이름난 대상단인 그들은 바자르간의 상단주가 아라베리카의 여식과 부부의 연을 맺으며 그 위세를 더욱 부풀렸다. 그토록 갈망하던 명예마저 쟁취한 바자르간은 이제 혼란한 시국에도 누구보다 맑은 물을 마시며 금빛으로 빛나는 휘황찬란한 저택에서 부귀를 누린다.
바자르간의 새 안주인이 된 듀시스 아라베리카는 대대로 명망있는 장교를 배출한 귀족 가문 ‘아라베리카’의 차녀로, 세간에서는 두 가문의 결합이 다분히 정치적이고 사업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실제로 본래 라르시크의 변방을 지키고 있던 아라베리카는 바자르간을 통해 상당한 정치자금을 마련함과 동시에 수도 헤르모로 영지를 옮겼으며, 바자르간은 언제부터인가 오르게와의 무역을 축소하고 군수물자를 취급하는 등 외란에 대비하는 듯한 동태를 보였다.
또한 2년 전에 벌어진 「마귀의 불꽃」 사건을 계기로 마법사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팔레로레의 검’과 전면전을 선포하였으니, 바자르간이 마법 테러가 일어나는 곳마다 비마법사를 위한 무기와 병력을 지원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후 바자르간은 사업장의 경비를 강화했으며 정체를 숨긴 마법사를 색출하는 활동에 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테러를 일으키려는 마법사와 그 잔당들을 즉각 제압•사살하고 무고한 희생을 미연에 차단하여 왕국으로부터 그 공을 치하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몇몇 사건은 테러가 아니라 미숙한 마법사의 폭주가 빚은 불우한 사고였을 뿐이라며 바자르간을 비난했지만, 이에 귀를 기울이는 언론은 없었다.
Devil's Flame
“한 가문의 수장이자 자식을 둔 아비로서 맹세하건데,
이 사악한 치들에게 결코 자비를 두지 않을 것이다!”
‘팔레로네의 검’으로 추정되는 사악한 마법사가 바자르간의 영지에 침입해 불특정다수를 불꽃으로 공격한 사건. 이 테러로 인해 카딤 샤 바자르간의 아들 에덴 샤 바자르간이 심각한 중상을 입고 다수의 인명피해를 입었다.
사건 당시 이것이 바자르간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던 마법사의 복수인지 '팔레로네의 검'이 저지른 테러인지 의견이 분분했으나, 자식이 불에 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카딤 샤 바자르간이 몹시 진노하여 현장에서 마법사를 처형하였기에 자세한 내막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이후 살인을 저지른 카딤 샤 바자르간에 대한 처벌이 논의되었으나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 당연하지만 그의 살인을 경솔하다 비판하는 언론은 어디에도 없었고, 오히려 마법사의 위험성에 대해 보도한 기사가 불티나게 팔리며 바자르간의 행보를 응원하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중상을 입은 피해자 에덴 샤 바자르간은 안전한 곳에서 치료를 받고 지금까지도 요양 중이라고 하며, 그 후유증 탓인지 좀처럼 세간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즉, 에덴은 사회적으로 '비마법사'라고 알려져 있다.
4 years
「지금은 중요한 일을 처리하고 있으니, 허락할 때까지 내려오지 말아라.」
첫 번째 방학, 본가에서 온 편지었다. 에덴은 누군가 선물해준 만년필로 수십 번이고 양피지를 짓눌렀으나 결국 답장을 보내지 못했다. 그는 안부인사도 없이 적힌 단 한줄의 통보에 거스르지 않았고, 나티에르에서 지난한 방학을 보냈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사람과 재회한다.
‘어머니’라고 불렸던 사람과 짧은 만남을 가지고 돌아온 에덴은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 날을 기점으로 (이미 제법 물러진 상태이긴 했지만) 퍽 온건하고 협조적인 태도를 갖추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추측했다. ‘사실 저게 원래 성격 아니었을까?’
아무튼 그는 늘 입에 달고 살던 탈출이며 이교도 소리를 그만두었고, 마법을 반기지도 않았지만 거부하지도 않았으며, 짜증은 부려도 화는 내지 않았다. 그렇게 에덴은 이듬해 예고없이 라르시크로 내려갔고 반신이 불에 그을린 채로 돌아왔다.
그 다음부터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방학 내내 병상에 누워 지독하게 앓고 난 뒤, 그는 침묵하는 아이가 되었다.
Nattier
“마법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글쎄...”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과목은 단연 「마법의 역사」이며, 「주문」 중에서는 치유 속성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또한 언제부터인가 「소환술」에 흥미를 보여 개인적으로 연구하는 중. 신체적 패널티로 인해 「찬트」 수업을 가장 어려워한다.
실습과 응용을 꺼려하던 학생이었기에 이론 과목에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역사 수업 때 교실을 박차고 나갔던 전적을 감안하면 제법 의아한 부분. 진실된 역사와 마법사의 전망에 대해 굉장히 탐구적인 자세를 보인다. 목표도 꿈도 없는 무조건적인 지식 흡수처럼 느껴질만큼.
어째서인지 그 난해한 소환술을 단련 중이지만 그 모습을 남들 앞에 드러낸 적은 드물다. 율리어스의 개인 교습을 받는 중이며, 미련하게 연습에 열중하다가 마력을 다 쓰고 넉다운 된 적도 종종 있었다고.
사고를 당한 이후 목소리를 이 전처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찬트 수업에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성대 대신 악기를 사용하는 차선책을 택하고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늘 바이올린을 들고 다니는 것은 번거로웠는지 이따금 물체변형 마법을 이용해 목도리는 바이올린으로, 만년필은 활로 변형시켜 사용한다. 그의 연주를 들어본 사람들은 대체로 ‘섬세하다’는 평을 내렸다.
Etc.
누군가 자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같은 맥락으로 자신에게 시선이 몰리는 상황을 몹시 불편해하며 평상시에도 시선을 피하는 버릇이 있다.
시력이 굉장히 나쁘다. 오른쪽 눈은 실명에 가깝고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는 습관이 드는 바람에 다른 한쪽도 영 상태가 좋지 않다. 밤눈이 어두워 땅거미가 지고 나면 제 지팡이를 ‘지팡이’처럼 짚고 다닌다.
추위를 잘 타지 않는다만 손발은 늘 차갑고 안색이 창백해 평소에도 건강해보이는 인상은 아니다.
또래에 비해 목소리가 낮고 살짝 거친 편이다. 말투 자체는 느리고 나직하다. 높거나 큰 소리를 내면 목에 통증이 온다고 한다.
여전히 단 것을 즐겨 먹는다. 홍차에는 설탕 일곱 개.
불면증 환자. 수면유도제를 만들어 먹는 모습이 흔하지만 내성이 생겨 요근래 조절 중이다. 아무데서나 기절하듯 잠을 자거나, 이틀내리 밤을 새고 퀭하게 돌아다니곤 한다.
어머니와 재회한 후 미들네임을 쓰기 시작했다. 그냥 시험지나 싸인에 풀네임을 적는 식으로. 누군가 이게 뭐냐고 물어보면 원래 그런 이름이었다고만 대답한다. 또한 바자르간의 성을 굳이 숨기지 않는데, 이 또한 누군가 지적하면 그저 침묵으로 일관했다.
좋고 싫다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법이 없으나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 있다. 첫번째로 불을 무서워하며 두번째로는 속 모를 인간들을 멀리한다. 허나 이마저도 남이 불 마법을 쓸 때 잠시 거리를 두거나 과하게 넉살좋은 인간은 미온적이고 사무적으로 대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늘 매고 다니는 검은 목도리는 새틴이 직접 떠서 선물해준 것으로, 아무래도 초보자의 흔적이 물씬 풍겨난다만 별 개의치도 않는다. 별개로 모자는 어디에 팔아먹었는지 쓰고다니는 걸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