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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달

" 널 내게 보여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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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나

DIANA

Age 14  ·  Height 155cm  ·  Weight 42kg
시스젠더 여성 ·  예레누르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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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TA

ATK 75 · DEF 5 · HP 60 · MP 70
​라가시의 불호령 | 생명의 연회

Appearance

외관

   여전히 그녀를 바라봤을 때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커다란 안경이다. 시력은 이전보다 더 나빠져 안경의 유리알이 이전보다 두꺼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긁을 읽기 위해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상처 하나 없는 흰 피부에 밝은 잿빛을 띄는 머리카락 역시 빛을 받으면 아무도 밟지 않은 눈처럼 새하얀 색으로 반짝였고, 숱이 많으며 얇아 쉽게 붕 뜨는 머리칼은 어느덧 그 길이가 허리를 훌쩍 넘겨 양갈래로 땋아 묶으면 그녀가 걸을 때마다 보기 좋게 넘실거렸다. 마치 달빛을 닮은 머리카락과 대비되는 금빛 눈동자는 두꺼운 안경너머 한낮의 태양처럼 차갑게 가라앉아 선연한 빛을 낸다.

 

   품행 방정 용모단정. 그녀가 어디 가겠는가, 깔끔하게 차려입은 교복은 흐트러진 곳 하나, 구겨진 곳 하나 없이 언제나 자로 잰듯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엔 망토 대신 감색의 숄을 어깨에 걸치고 다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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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ity

​성격

 올곧은 | 냉철한 | 현실적인 | 융통성 없는 

 

   불의와 불합리를 끔찍이도 싫어했다.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으며 허황된 것들을 신용하지 않는다.  변함 없이 그녀는 자신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것만을 믿었다.

 

   지난 4년간 디아나의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차갑고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며 이 역시 여전하다. 다만 어딘가 더 차분하고 냉랭해 졌다는 인상을 떨칠 수 없는데 그 변화가 급격하게 느껴진 것은 14살이 되기 몇달 남지 않았을 때였다. 안그래도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아이였거니와, 타인과도 어느정도 거리를 두던 모습을 보였었는데, '그 기사'를 읽고 난 뒤로부터 동급생과 교수님들을 제외한 다른 학년의 학생들은 차마 말조차 걸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더랬다. 마치 자신에게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흉흉한 살기를 뿜어내니 어느 누가 쉽게 다가가겠는가. 아이러니 한 것은, 그녀의 동급생들은 그런 그녀의 변화를 대부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동급생들이 말하길 확실히 차분해지긴 했지만 또 부드러워지기도 했다 하였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한 선배는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라며 그 말을 전혀 믿질 않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하여 그녀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돌기도 하였지만 정작 디아나 본인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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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

​기타사항

 訃告 

   10살, 첫 번째 방학. 애초에 스승님이 계실거라 기대조차 하지 않았지만 디아나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어쩌면 여느때처럼 자신을 맞이해주지 않을까, 조금은 희망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고, 디아나는 하루가 마저 지나가지도 않은 시각에 학교로 복귀한다. 그 때 당시 스승님, 아르테 랑시에르의 나이는 100세를 넘겼기에 디아나는 여느 마법사가 그랬듯 한 순간에 증발한 것처럼 모습을 감춘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마법사의 죽음일 것이라 믿으며.

 

   13살이 끝나갈 무렵 학교 도서관에 신문 한 부가 테이블 위에 놓여졌다. 1면은 언제나 그렇듯 '팔레로네의 검'에 의한 테러 사건으로 가득 채워졌고 마법사를 향한 혐오와 비판의 글들이 즐비했다. 무감하게 의미 없는 글들을 읽어내려가던 그녀의 눈동자가 멈춘 곳은 잇따른 마법사의 사망 사건에 대해 적혀있던 아주 작은 기사였는데,  검은 잉크로 수놓아져 있는 이름은 그 곳에 적혀선 안될 사람의 것이었다.

 

' 라르시크 헤르모 외각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아르테 랑시에르(104세) 역시... '

 

   마법사를 향한 혐오 범죄에 대하여 적혀있던 짧은 기사는 결국 마법사를 죽인 비마법사를 옹호하며 마무리 되었고, 디아나는 익숙한 이름이 적혀있는 그 한 줄의 문장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멋대로 판단해선 안되었다. 직접 보고 확인하지 않은 것을 믿어선 안되었다. 그는 죽은 것이 아니라 사라졌었던 것이었는데. 일주일 남짓한 짧은 방학동안에라도 그를 찾아나섰으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그런 의미 없는 후회만이 그녀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왜 그가 죽어야했는지, 왜 마법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에게 살해당해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으며 비마법사를 향한 증오와 분노는 겉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디아나가 도서관을 나선건 그 신문을 읽기 시작한 후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었다.

   치료술에 대한 주문을 닥치는대로 공부 하기 시작했다. 원래도 학구열이 높은 편이었으나 조금 기이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제 몸을 혹사하며 공부를 하는데, 공부에 집중할 땐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지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다. 이전엔 이렇게 몸을 망치면서까지 공부에 집착하진 않았는데...

 

   여전히 점술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업시간 역시 가장 바른 자세로 오롯 집중하는 모습으로 일관하나 가끔, 아아주 가끔은 그녀가 수업시간에 깜빡 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분명 밤을 새워서 공부하다 바로 수업에 들어옷 탓일 것이다.

 

   도서관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그녀의 말로는 도서관에 있는 서적의 절반정도는 읽었다는 모양. 슬슬 보존서고에 있는 책들을 탐내고 있다. 새벽에 도서관에간다면 빽빽한 책장이 들어찬 도서관 깊숙한 곳에서 책을 읽다 잠들어버린 그녀를 발견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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